보낸 메시지를 지우면 상대가 알까
잘못 보냈다. 바로 지운다. 그런데 지웠다는 사실이 상대에게 보이면 안 보낸 것만 못하다. 지운 자리에 무엇이 남는지는 앱이 정한다.
지운 자리에 무엇이 남나
설계가 둘로 갈린다.
하나는 지웠다고 표시하는 것이다. 지운 곳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같은 문구가 들어간다. 무슨 말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있었고 지워졌다는 사실은 남는다.
다른 하나는 아무것도 표시하지 않는 것이다. 메시지가 목록에서 빠지고 위아래가 붙는다. 상대가 그 자리를 보고 있지 않았다면 무엇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시그니토(Signito)는 두 번째다. 지운 메시지는 어느 쪽 화면에서도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내용은 돌아오지 않는다. 갈리는 것은 지웠다는 사실이 남느냐다.
내가 지울 수 없는 자리
여기에 빈틈이 하나 있다. 누가 그 메시지에 답장을 걸어 두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답장은 원래 메시지를 인용해서 보여 준다. 그 답장은 상대가 쓴 것이라 내가 지울 수 없다. 원본을 지우면 인용 칸의 글자는 “삭제된 메시지”로 바뀌는데 자리는 그대로 있다.
내가 지울 수 있는 것은 내가 만든 것이다. 남이 내 메시지를 인용해 새로 만든 것은 그 사람 것이다.
아무것도 안 떠도 눈치채는 길
메시지가 사라져도 대화는 남는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것으로 안다.
앞뒤가 안 맞는다. 상대가 이미 답을 했는데 인용을 걸지 않았다면 그 답만 덩그러니 남는다. 묻는 말이 없는 대답은 눈에 띈다.
개수가 어긋난다. 알림에 몇 개 왔다고 떴는데 방을 열어 보니 그보다 적으면 사라진 것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장 조용한 지우기는 상대가 읽기 전에 지우는 것이다. 읽었는지 보이는 방이라면 지우기 전에 읽혔는지부터 확인할 수 있다.
지울 수 있는 기한과 서버에 남는 사본 이야기는 사본이 몇 개인가에서 따로 한다.
지우기 전에 이미 나간 것
지우기는 앞으로를 막는 일이지 지난 것을 되돌리는 일이 아니다.
상대가 이미 읽었으면 읽은 사람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당연한 말인데 지우기를 누르는 순간에는 잊기 쉽다.
알림이 이미 떴으면 그 알림은 잠금 화면에 한 번 뜬 뒤다. 알림이 지나는 길은 대화와 따로 움직인다.
상대가 캡처했으면 그 그림은 그 사람이 새로 만든 파일이라 내 손이 닿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안 읽었으면 흔적 없이 지워지나요
읽기 전에 지우면 상대는 그 메시지를 본 적이 없다. 다만 알림이 떴다면 거기서 봤을 수 있고 누가 답장을 걸어 두었다면 그 자리가 남는다.
지우면 상대 알림도 사라지나요
이미 화면에 떠서 눈에 들어간 알림은 되돌릴 방법이 없다. 알림은 메시지가 도착할 때 한 번 만들어져 나가고 지우기는 그보다 뒤에 일어난다.
그룹에서 남이 쓴 메시지를 지울 수 있나요
방장은 지운다. 방을 맡은 자리라 열어 둔 권한이다. 일반 멤버는 자기가 쓴 것만 지운다.
지난 대화를 못 읽는 새 기기에서도 지울 수 있나요
지울 수 있다. 지우는 일은 서버의 암호문을 없애는 것이라 내용을 열어 볼 필요가 없다. 새 기기에서 자물쇠로만 보이는 메시지도 골라서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