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음 표시만 끄면 충분할까
읽음 표시가 부담스러우면 끄면 된다. 끄는 설정을 둔 메신저가 있다. 그런데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신호는 그 아래에 하나 더 있고 그쪽은 사정이 다르다.
끌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메시지 하나를 보내면 신호가 두 번 돌아온다.
하나는 도착했다는 신호다. 상대 기기가 메시지를 받는 순간 자동으로 올라간다. 사람이 하는 일이 없다.
다른 하나는 읽었다는 신호다. 상대가 대화창을 열어야 올라간다.
읽음 표시는 사람의 행동이라 끄는 설정을 만들 수 있다. 도착 신호는 다르다. 보낸 쪽이 전달 여부를 알아야 다시 보낼지 판단하므로 프로토콜이 쓰는 값이다. 뒤에서 볼 연구가 시험한 메신저에는 도착 신호를 끄는 설정이 없었다.
상대는 내가 보낸 줄도 모른다
문제는 도착 신호를 일부러 끌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2025년 연구가 그 방법을 보였다. 받는 쪽 화면에 아무것도 뜨지 않는 메시지를 만들어 보내면 도착 신호만 조용히 돌아온다. 받은 사람은 무언가 왔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신호 하나로 무엇이 드러나나. 화면이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가 나온다. 그 계정에 지금 켜져 있는 기기가 몇 대인지와 어떤 운영체제를 쓰는지도 좁혀진다.
읽음 표시를 꺼 두어도 이 값은 그대로다. 읽는 행동과 상관없는 층이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시간이 말해 주는 것
한 걸음 더 간 연구도 있다. 신호가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을 재는 방식이다.
멀리 있으면 오래 걸리고 가까우면 빨리 온다. 당연한 얘기인데 그 차이가 생각보다 정밀하다. 2023년 연구는 나라를 가려내는 것은 물론 한 도시 안의 세 곳 중 어디인지를 80%가 넘는 비율로 맞혔다.
두 연구가 다룬 메신저는 WhatsApp과 Signal과 Threema다. 뒤의 둘은 프라이버시를 앞세워 사람들이 갈아타는 쪽이다. 그러니 특정 앱이 허술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다.
암호화와도 상관이 없다. 새는 값은 봉투가 오간 시각이지 안에 든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내용을 잠그지 않는 메신저라면 이 신호에 더해 본문까지 서버가 본다. 도착 신호를 자동으로 돌려보내는 구조면 암호화를 하든 안 하든 따라온다.
사용자가 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기까지 읽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마땅한 것이 없다. 읽음 표시를 꺼도 남고 알림을 꺼도 남는다. 도착 신호는 앱이 알아서 보낸다.
그런데 만드는 쪽에는 방법이 있다. 도착 신호를 몇 초 범위에서 무작위로 늦추면 시간 차이가 뭉개진다. 거리를 재는 방법을 보여 준 연구가 대책도 함께 내놨다. 전달 확인이라는 기능은 그대로 두고 도착한 시간만 흐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 항목은 설정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만드는 쪽에 물어볼 것이다. 메신저를 고르는 기준에 하나가 더 붙는 셈이다.
메시지 내용 말고 전달에 필요해서 붙는 값을 메타데이터라고 한다. 도착 신호는 그중에서도 사용자가 손댈 자리가 없는 쪽이다.
자주 묻는 질문
읽음 표시를 끄면 아무것도 안 보이나요
읽었는지는 안 보인다. 다만 메시지가 기기에 도착했다는 신호는 그대로 올라간다. 표시를 끄는 것과 신호를 안 보내는 것은 다른 일이다.
알림을 꺼 두면 괜찮나요
알림은 화면에 띄울지를 정하는 설정이다. 앱이 메시지를 받는 것과 도착 신호를 보내는 것은 그보다 앞 단계라 알림을 꺼도 그대로 일어난다.
비행기 모드로 두면 안 새나요
연결이 끊겨 있는 동안에는 신호가 가지 않는다. 다만 다시 연결하면 밀린 메시지가 한꺼번에 도착하고 신호도 그때 올라간다. 미루는 것이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
제가 쓰는 메신저도 해당되나요
보내는 화면에 도착과 읽음이 따로 표시되는지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둘을 나눠 보여 준다면 도착 신호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화면에 띄우지 않으면서 신호만 주고받는 경우도 있어서 표시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상대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앱 화면에서 되는 일은 아니다. 연구진은 메시지를 직접 만들어 보내는 방식을 썼다. 방법은 논문으로 공개되어 있다.
참고한 연구
- Careless Whisper: Exploiting Silent Delivery Receipts to Monitor Users on Mobile Instant Messengers (Gegenhuber 외 · RAID 2025)
- Hope of Delivery: Extracting User Locations From Mobile Instant Messengers (Schnitzler 외 · NDSS 2023)